은혜 게시판

부활절과 달걀

2016.11.08 18:16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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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예배가 마치고 교회의 문이 열립니다

사람들이 우르르 나오는중에, 꽃무늬 원피스에 꽃모자, 꽃바구니를 든 순이는 엄마를 찾아 복도를 뜁니다

“엄마,엄마,, 이제 가면 되는거지?”

순이의 꽃바구니안에는 달걀 두개가 예쁜 셀로판 종이에 싸여 구르고 있습니다

“에구 순아, 넘어질라 좀 살살 다니렴.

교회안에서 뛰면 안된다고 엄마가 전에 말했지?”

“알았어요. 그러니까 빨리가요. 다른애들이 다 가져간다구요.”

“걱정마라, 아무도 우리 순이것은 안가져 갈거야.

점심먹고 오후에 게임을 시작하거든.

천천히 가도 된다구요. ㅎㅎ”

차로 삼십분정도 가야하는 거리를 순이는 뒷자석에서 발을 동동거립니다.

“순아, 배고프지? 뭐 먹고싶어?”

“엄마, 나 하나두 배 안고파요.진짜예요.”

“ㅎㅎ 우리순이 게임에서 일등하려면 힘없으면 안되는데,,,

점심 많이 먹는다고 엄마하고 약속하자, 응?”

“네 엄마, 그런데요~~

예수님이 부활하신 부활절하구 달걀하구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아까 주일학교에서 부활하신 예수님 이야기를 들었는데 달걀 이야기는 없었어요.

왜 부활절에 달걀을 예쁘게 만들어서 나눠주나요?”

“어머, 우리 순이가 그런걸 다 생각했구나,

맞아, 예수님의 부활하고 달걀하고는 별 상관은 없단다.

다만, 죽었다가 사흘만에 살아나신 예수님처럼

죽은것같이 딱딱한 달걀껍질을 깨고 태어나는 병아리를 생각하는거지.

사실 삶은 달걀은 죽은거자나?

그런데 하나님은 죽은 예수님을 살리신 것처럼 이미 죽은 달걀을 병아리가 되게 하실수 있는 분이시지

우리는 할수없지만 하나님은 뭐든지 하실수 있는 분이자나, 그렇지?”

“네, 엄마.” 순이는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도 시인한다

“순아, 다왔다. 어머! 벌써 다들 와 있네. 우리도 어서가자.”

엄마가 차를 미처 주차도 하기도전에 순이쪽 차 문이 열립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언니들 사촌들, 가까이 사는 동네 어른들이 많이 모였습니다.

서로 인사하며 포옹도하고 악수도 합니다

모두들 알록달록 화사한 옷들로, 햇님조차도 밝은노랑으로 더욱 환하게 내려다 봅니다

나무들도 파릇파릇 새옷을 뽐내고 잔디들도 지난겨울의 흔적을 벗어버린듯 환합니다

어른들이 준비한 테이블위에는 산더미처럼 여러가지 음식들이 쌓여 있습니다

순이는 테이블에서 접시에 핫도그와 피클을 담고 콜라를 들고 언니들과 한참 수다를 떨다가

뒷뜰에서 들려오는 호르라기 소리에 화다닥 놀라 일어납니다

이제 달걀찾기 놀이가 시작되려나 봅니다

순이는 엄마한테 맡겨놓은 꽃바구니를 받아들고 뒷뜰로 달려갑니다

달걀을 제일 많이 주은사람이 오늘의 일등이 되기때문에 순이의 마음은 바쁩니다

아까 교회에서 받은 달걀들이 바구니안에서 외로와 보입니다

“자, 얘들아, 방법은 다 알지? 다투지말고 재미있게 헌팅을 시작하렴.”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고 다시한번 호르라기를 불었습니다

와!! 소리지르며 흩어지는 아이들 사이로 순이도 내달립니다

“아휴, 힘들어. 이제 그만할래.”

순이가 엄마앞에 와 털썩 주저앉습니다

한손에는 달걀 바구니가, 다른 한손에는 꽃모자가 들려 있습니다

얼굴은 땀이 범벅이고 하얀 스타킹은 넘어졌는지 무릎에 흙이 묻어 있습니다

“어디보자, 우리순이 얼마나 많이 찾았을까?”

엄마가 바구니안을 들여다 보십니다

“엄마, 나 많이 찾았지?”

바구니는 반이상 물들인 달걀들과 플라스틱 달걀들로 차 있습니다

“어머, 진짜 많이 찾았구나. 대단하네!” 엄마가 칭찬 하십니다

“엄마, 나 아까 언니랑 부딪혀서 넘어졌는데 안울었다. 조금 아팟는데 그냥 참았어.”

“그랬구나, 우리 순이 이제 다 컷네. 넘어져서 아파도 참을줄도 알고,,,

엄마가 순이를 꼬옥 안아주시며 들고있던 음료수를 주십니다

잠시후에 시상식이 있지만 순이는 이미 일등을 하지 못할것을 알고 있습니다

항상 큰 오빠들이 상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가 주시는 상이 아쉽기는 하지만 아직도 어린 순이로써는 불가능한걸 알기 때문입니다

그대신 플라스틱 달걀들을 열어봅니다

달콤한 초코렛이 들어있는 것도 있고 반짝반짝 동전이 들어있는 것도 있습니다

“어, 엄마, 여긴 반지가 들어있네~~ 너무 이쁘다!!”

다른데는 뭐가 들어있을까 궁금해 자꾸자꾸 플라스틱 달걀들을 열어봅니다

빈 플라스틱 달걀들을 도로 제짝에 맞춰 옆으로 차곡차곡 놓습니다

내년에 다시 쓸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하루종일 달음질하던 햇님도 어느새 커다란 나무에 걸려 긴 그림자를 그리고 있습니다

순이의 손가락에는 예쁜 반지가 반짝반짝 오색빛으로 춤을 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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